한결같이
재테크의 목적 본문
0. 들어가며
그야말로 재테크 광풍의 시대다. 회사 동료들과 커피타임에도 얼마전에 산 무슨 주식이 올라서 좋다고 하고, 젊은이들은 모자란 수익을 대체하거나 조기은퇴를 위해 영끌해 주식을 사고, 신문과 뉴스에선 코스피 얼마가 붕괴되었다고 난리를 치는 등등.
이렇게 다들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는 건 어찌보면 필연일 지 모른다. 미친듯한 속도로 노령화 시대로 접어드는 와중에 국민연금에 대해 불안감은 늘어만 가는데 내 월급 빼곤 다 올라 통장이 아니라 남는건 '텅장'뿐인 이들에겐 부모님 시대처럼 은행예금만으론 안된다는 인식이 생길수밖에.
나또한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금리가 오르는 게 나와 무슨 상관이지?', '환율이 올랐다면서 왜 원화 가치는 떨어진다는 거야?' 라는 생각을 던 금융 금치산자였다. 어쩌다 주위 분위기에 휩싸여 무슨무슨 주식을 샀다가 떨어지면 후회하면서 몇년 동안 주식에 관심을 끊고. 그러다 다시 몇년 지나면 또 주식을 스윽 들여다보고 하는.
그러다 '올해엔 경제공부를 해야지' 라는 마음을 먹고 경제 관련 책들을 이것저것 읽다보니 의외로 재미도 있고 많이 배우게 되었다. 그러면서 차츰 재테크에 대한 책들도 읽게 되면서 가지고 있는 계좌의 포트폴리오도 많이 바꾸고 있는 중이다.
1. 목적
이 시점에서 과연 주식을 포함해 재테크를 하는 목적이 무었인지 한번 생각해보자.
만일 당신이 다음 달에 차를 사기 위해 돈이 더 필요하고 애플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S&P500 랠리'라는 기사를 보면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20년 후 은퇴자금을 불리기 위해 S&P500 ETF를 모으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대로 저가매수를 위해 미국 지수가 내려가길 원할지도 모른다. 사실 대부분의 뉴스는 어찌 보면 단기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서술되된다고 봐야 할지 모른다. 달리 말하면 노후대비를 위한 장기투자자들은 경제뉴스 헤드라인을 보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모건 하우젤의 [돈의 심리] 중 이를 잘 표현하는 내용이 있다.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30년을 내다보고 있는가?
아니면 10년 내에 현금화한 계획인가?
아니면 1년 내에 팔 생각인가?
아니면 데이 트레이더인가?
당신의 투자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럼 나는 어떤 경우인가?
별로 특별한 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은퇴한 후 노후에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적당히 행복한 생활을 누리기 위함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노후'라는 시점이다. 최종적으로 내가 은퇴할 나이가 되는 시기 이후로 재산이 충분히 늘어나 있으면 된다는 말이다. 달리 말하면 앞으로 약 15~20년 동안 중간과정에선 적자이건 흑자이건 상관이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니 어제보다 오늘 내가 가진 종목의 가격이 내려갔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무조건 길게, 아주 길~게 보고 가야 한다. 어렵지만 스스로에게 계속 리마인드시켜줘야 하는 키포인트다. 잊지 말자, 장기투자!
2. 목표자산
그럼 어느 정도로 자산이 늘어나야 하는가? 평균 연 수익률 목표치를 어느 정도로 잡을 것인가?
물론 10년, 20년 후의 물가상승이나 사회변화를 예측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예상(혹은 찍기)을 해보자. 우리 부부가 은퇴할 시기를 대충 20년 후로 잡고 물가상승률을 3.6% (높은 감이 있지만 보수적으로 잡아보자)로 가정하면 20년 후면 물가는 2배가 된다. 지금 기준으로 생각하는 노후 생활비의 2배가 필요하단 말이다.
이런 저런 조사를 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후 생활비는 아래 링크에서처럼 부부기준 약 370만원 내외인 것으로 보인다(2018년 조사에선 260만원 수준이었는데 많이 증가했다).
내 경우엔 좀더 보수적인 기준으로 월400만원을 목표로 하자. 그럼 20년간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약 월800만원이 필요하단 계산이 되고 이를 위해 은퇴 시 필요한 자산은 얼마일까? 이 역시 예측이 어렵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25배 법칙' 을 이용해 근사치를 구해본다. 25배 법칙은 간단히 말해 은퇴 후 필요한 1년 생활비의 25배 자산을 모으라는 제안이다. 앞에서 가정한 대로 20년 후 월800만원(연9600만원)을 생활비로 사용하기 위해선 9600x25 = 24억원이 필요하게 된다. 24억이라고 하면 엄청난 돈이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국민연금과 퇴직금, 공제회 등을 고려하게 되면 이 금액은 크게 줄어든다.
우리 부부의 경우 아~주 대충 예상해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합쳐 300만원 정도 받을 듯 한데, 이 금액은 현재물가 기준이니 20년후 2배가 되면 600만원이 된다. 여기에 회사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저축 등을 추가로 빼야 하는데 솔직히 개인연금 등은 예상이 어려우니 우선 최소값으로 50만원을 잡아보자. 그럼 추가로 필요한 금액은 (800-600-50)=150만원/월 (년1800만원)이 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추가자산은 1800x25 = 4억5천만원이 된다.
이 정도면 별 문제없이 확보가능할 거 같아 안심인데... 문제는 국민연금제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결국 안전을 위해선 은퇴자산은 다다익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원점이네. 게다가 먼 훗날, 자녀의 독립 시점에서 큰 돈이 나갈 수도 있으니, 지금부터 장기투자를 통해 야금야금 모아가야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일단 4억5천이란 금액은 참고만 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3. 목표수익률
자산투자하고 있는 연금저축이나 IRP 등의 계좌에서 운영할 세부적인 포트폴리오는 지금도 고민중이고 어쩌면 앞으로 또 변할 수 있겠지만 매월 정기적으로 납입할 금액의 최소치는 정해져있다. 연금저축계좌(IRP 포함)에 연900만원, ISA(혹은 연금저축에 추가납입)에 연 900만원이다. 그 외에 일반주식도 꾸준히 늘어나겠지만 우선 최소값인 연1800만원을 가지고 계산해보자.
매년 1800만원씩 투자하면 과연 20년 후 얼마가 될 것인지 평균연수익률별로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다.
평균연수익률 | 최종 금액 |
1% | 4.0억 |
3% | 4.9억 |
5% | 7.9억 |
7% | 10.1억 |
예를 들어 20년간 평균연수익률 5% 를 달성하면 7.9억원이라는 큰 돈이 된다.
연5%는 고금리 상황인 23년 현재 기준에선 보면 별거 아닌 듯 하기도 하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예적금만으론 절대 달성할 수 없는 수치이기도 했다.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저금리 시대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에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위해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저것 뒤져보니 일반적으로 알려진 포트폴리오(60/40, 올웨더, 영구 등) 방식으로 자산배분을 잘 유지하면 최소 연7% 이상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나역시 일단 연 수익률 7%로 유지할 수 있으면 만족하려고 한다.
즉 내가 원하는 재테크의 목적을 요약하면 이렇다.
앞으로 20년 후 최종결산 시점까지 평균 연 7% 수익을 내는 것
영끌? 빚투? 테마주 몰빵? 이런 단어는 내 사전에 없어야 한다. (아니, 사실 아예 없애진 않을 거고 사전 마지막 찾아보기 정도에 살짝 언급하는 건 괜찮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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