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2025년7월) 세법개정안 관련해 정리했던 내용 중 중요한 사항이 빠져있었다. 양도소득세 부과대상 대주주 기준이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변경된 내용이다.
이 변경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강하다고 한다. 확실히 뉴스나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성토하는 글이 많이 보인다. 그런데 내가 너무 순진한 건진 모르지만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들이 좀 있다.
일단 설명할 내용이 짧은 것부터 보자.
서울아파트 평균가격이 이미 10억을 돌파했는데, 주식 10억원을 보유한 투자자를 대주주로 분류하는 건 오버하는 거라는 주장이다.
글쎄? 아파트는 투자대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실거주를 위해 보유하는 사람도 상당히 있을 거다. 그리고 금융자산이 수십억인 부자들이라도 한 종목에 몰빵하지 말고 10억 이하로 나눠서 보유하면 별 문제가 안될 거 같다는 생각이다. 수천억 자산가라서 분산투자 해도 100억씩 보유해야 한다는 분은... 내 알바 아니고.
| 연도 | 대주주 요건 (종목당 보유액) | 주요 정책 맥락/정부 |
| 2000년 | 100억 원 |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 최초 도입 |
| 2013년 | 50억 원 | 기준 강화 |
| 2016년 | 25억 원 | 기준 강화 |
| 2018년 | 15억 원 | 기준 강화 |
| 2020년 | 10억 원 | 기준 강화, 금융투자소득세 논의와 연계 |
| 2023년 12월 | 50억 원 | 윤석열 정부, 주식 시장 활성화 명목으로 기준 완화 |
| 2025년 (제안) | 10억 원 | 이재명 정부, 조세 형평성 및 재정 확보 명목으로 2022년 기준 환원 제안 |
한국의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변화 연혁 (2000-2025년)
두번째는 사실상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내용으로 대주주들이 연말에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주가하락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소액투자자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성적인 측면에서 설득력은 있다. 그런데 궁금해진다. 과연 실제 숫자는 어떤 결과를 보일까?
국내주식 기준으로 대주주에게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건 한참 전부터 있었던 제도다. 대주주를 정의하는 기준액이 달라졌을 뿐.
고로 다음 두가지 가정에 대해 실적을 확인해보자.
1.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연말 매도, 연초 매수 현상이 있었다면 아마도 연말에는 주가가 하락하고 연초에는 다시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을까?
2. 대주주 기준이 바뀌는 시점으로 연말하락 연초상승 크기가 달라지지 않을까?
2010년 이후 월별 KOSPI 수익률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뽑아보면, 11월과 12월의 평균수익률은 음수가 아닌 양수였다. 그것도 2번째로 높은 1월에 이어 12월이 3번째로 높은 수익률이었다. 즉 연말에 갑자기 하락하는 경향은 특별히 관찰되지 않는다.
| 월 | 평균 수익률(%) | 표준편차(%) |
| 1월 | 1.18 | 3.66 |
| 2월 | 0.36 | 3.44 |
| 3월 | –0.37 | 4.96 |
| 4월 | 1.69 | 3.11 |
| 5월 | 0.04 | 3.62 |
| 6월 | 1.01 | 4.61 |
| 7월 | 0.12 | 2.58 |
| 8월 | –0.78 | 5.28 |
| 9월 | 0.1 | 2.97 |
| 10월 | –0.74 | 3.64 |
| 11월 | 0.91 | 3.52 |
| 12월 | 0.95 | 3.51 |
그럼 세법 기준이 변화하는 시점엔 어떨까?
대주주 요건 강화(기준 하향) 이전과 이후의 연말·연초 주가 흐름을 비교해 보면 명확한 패턴은 없다. 예를 들어 2018년 말(대주주 기준 15억 시행 전) 코스피는 약 –0.73% 하락한 반면, 2019년 1월에는 +1.51% 반등했다. 그러나 2019년 말(기준 15억→10억 시행 직전)과 2020년 1월은 모두 상승(+1.06%, +2.59%)했다. 2022년 말(당시 기준 50억 → 10억 환원 전)은 –2.56% 하락, 2023년 1월은 소폭 상승(+0.41%)했다. 반면 2023년 말(기준 50억으로 완화)은 +4.14% 급등, 2024년 1월은 –1.41% 하락했다. 연말 변동성 확대나 1월 효과와 대주주 세법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는 딱히 드러나지 않는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음 그림과 같다.
x축은 2010년부터 연도이고 y축은 월 수익률이다. 연도별로 12월 수익률을 보면 딱히 (-)로 하락하는 경향이 보이진 않는다. 1월 수익률 역시 (+)가 많긴 하지만 1월은 수익보는 달! 이라고 말하긴 좀 애매하다. 주황색으로 표시한 대주주 기준금액이 변하는 시점을 염두에 두고 보더라도 내눈에 특별한 패턴이 보이진 않는다.


다시 처음 주장으로 돌아가서, 대주주의 양도소득세 회피거동으로 인해 연말하락 연초상승 현상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배당락처럼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 가격으로 회복하지 않을까? 혹은 이를 이용해 개미들은 연말에 주가가 하락하면 저가매수할 기회로 삼아도 될거 같은데 말이지.
내 주관적인 생각은 이렇다. 대주주 요건이 강화된다고 해서 연말에 주가의 변동이 커진다는 주장에 대한 증거가 명확히 보이진 않는다. 만약 연말에 변동성이 커진다는 것이 사실로 증명된다면 반대로 이를 이용하기 위한 시장의 움직임이 생길테고 결국은 양쪽의 움직임이 상쇄되어 뚜렷한 패턴은 나타나지 않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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