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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략

쫄보의 모멘텀: 평균모멘텀스코어(AMS)

by 크바시르 2026. 4. 25.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

가치투자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예술이라면, 모멘텀 투자는 '비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파는' 과학이다. 적정 가치를 계산할 머리는 없어도, 오르는 말에 올라탈 눈치는 있으니까.

투자판에는 워런 버핏으로 대표되는 가치투자파가 있다. 적정 가격보다 쌀 때 사서 비싸지면 파는 방식이다. 이론은 완벽한데 문제는 나 같은 초짜는 도대체 '적정 가격'이 얼마인지 판단할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가치투자의 반대편에 있는 모멘텀 투자를 선호한다.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사고, 고점을 찍고 내려가는 추세로 접어들면 파는 방식이다. 즉, 가치가 아니라 '방향성'에 베팅하는 것이다.

 

듀얼모멘텀의 딜레마: 모 아니면 도

자산배분 전략 중 '듀얼모멘텀'이 유명하다. 상대모멘텀(종목 간 비교)과 절대모멘텀(현금과 비교)을 결합한 방식이다.

국가대표 선발로 비유하면 이렇다. 일단 선수들 중 실력이 가장 좋은 1등을 뽑는다(상대모멘텀). 그런데 1등의 기록이 세계 대회 예선 탈락 수준이라면? 아예 출전시키지 않고 다음 기회를 노린다(절대모멘텀).

이 전략은 명확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단기국채 수익률이 3%인데 주식 수익률이 2.99%라면? 단 0.01% 차이로 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국채로 갈아타야 한다. 결정의 순간마다 "이게 맞나?" 하는 갈등이 생긴다. 이런 이분법적 사고가 부담스러운 '쫄보'들을 위한 대안이 바로 평균모멘텀스코어(Average Momentum Score, 이름이 기니 앞으론 AMS로 표시한다)이다.

 

평균모멘텀스코어(AMS): 12번의 성적표 평균내기

AMS는 한 번의 시점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지난 12개월 동안의 상승 여부를 평균 내서 투자 비중을 결정한다. 일반적인 모멘텀이 "지금 올랐나?"를 묻는다면, AMS는 "지난 1년간 얼마나 꾸준히 우상향했나?"를 수치화한다.

계산은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다. 최근 1개월부터 12개월 전까지의 종가를 현재 가격과 비교한다.

  1. 과거와 비교: 오늘 가격을 1개월 전, 2개월 전... 12개월 전 가격과 각각 대결시킨다.
  2. 점수 부여: 오늘이 더 비싸면 1점(승리), 더 싸면 0점(패배).
  3. 비중 결정: 총점을 12로 나눈다. 즉, 12번의 대결 중 승률이 곧 내 주식 비중이다.

예를 들어 현재가가 지난 12개월 중 9개 시점보다 높았다면 AMS는 0.75이다. 이 경우 자산의 75%는 주식을 사고, 나머지 25%는 현금을 보유한다. 도 아니면 모가 아니라 '도개걸윷모'가 다 나오는 셈이다.

 

백테스트: TQQQ와 SOXL에 적용해보니

물에 술 탄 듯한 이 유연함이 내 성격과 맞아 여러 계좌에서 활용 중이다. 문득 변동성이 극심한 TQQQ와 SOXL에 적용하면 어떨지 궁금해졌다. 예전엔 엑셀 노가다를 했겠지만, 이제는 구글 스프레드시트와 AI의 도움으로 데이터를 자동으로 불러와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뿌듯하다.

https://youtu.be/L518qO0bMRc?si=go1XKYYAk3VLPkdi

 

 

1. QQQ (1999.04 ~ 2026.04)

일단 QQQ로 시작해보자. QQQ가 출시된 1999년4월부터 2026년4월까지 계산해봤다. 파란선은 Buy&Hold 이고 빨간선은 AMS를 적용한 경우이다. 회색영역은 AMS에 따른 주식비중을 의미한다. 시작하자마자 2000년 닷컴버블이 터지면서 QQQ는 80%가까이 폭락했다가 13년이 지나고 나서야 원금을 회복한다. 닷컴버블 당시 QQQ는 -80% 가까이 폭락했지만, AMS를 적용하면 하락폭을 -38% 수준으로 방어했다. 2022년 하락장에서도 -34%를 -20%로 막아냈다. 물론 공짜는 없다. 거침없이 오르는 불장에서의 수익률은 현금을 아예 안 들고 있는(Buy & Hold) 전략을 이길 수 없다.

QQQ 수익률 ('99.4~'26.4)
QQQ Drawdown (99.4~26.4)

2. TQQQ & SOXL (수익률 vs 생존율)

그럼 이제 궁금했던 TQQQ와 SOXL 의 백테스트 차례다. 수익률만 보면 처참해 보일 수 있다. 이 두개 ETF는 출시일이 2010년이라 닷컴버블은 포함되지 않는다. 예전엔 QQQ 데이터를 이용해 가상의 TQQQ를 만들어서 비교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귀찮으니 그냥 패스.

TQQQ를 그냥 들고 있었다면 16년 동안 110배 수익(CAGR 34.4%)이지만, AMS는 꼴랑(?) 17배(CAGR 19.4%)에 그쳤다. 하지만 Buy&Hold 시 발생한 -80%라는 MDD(최대 낙폭)를 견딜 수 있는 인간은 없다. 계좌 잔고가 10억에서 2억이 되는 걸 보며 손절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방어막(AMS)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다.

변동성의 끝판왕인 SOXL 역시 마찬가지다. 그냥 들고 갈 때의 연평균 수익률(CAGR)은 29.8%로 AMS의 18.4%를 크게 상회한다. 하지만 2022년과 2025년 같은 위기 상황에서 두 전략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SOXL이 수직 낙하하며 멘탈을 박살 낼 때, AMS는 현금 비중을 선제적으로 늘려 하락폭을 유의미하게 줄여주었다.

TQQQ 수익률
TQQQ Drawdown
SOXL 수익률
SOXL Drawdown

 

수익률보다 중요한 것은 생존

여기서 다시 궁금한 점이 생긴다. TQQQ로 Value Rebalancing 전략을 사용할 경우 QQQ 2배 레버리지인 QLD보다 좀 더 우수한 성과를 보인다는 이야기가 떠올라 TQQQ-AMS와 QLD를 비교하면 어떨까? TQQQ에 AMS를 적용한 성과가 QQQ 2배 레버리지인 QLD를 보유하는 것보다 썩 좋아 보이진 않는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레버리지가 높을수록 AMS의 현금 비중 조절이 변동성 드래그(Volatility Drag)를 완벽히 상쇄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AMS도 만능은 아니다.

TQQQ(AMS) vs. QLD(Buy&Hold)

그럼에도 나는 연금계좌 등에서 AMS를 쓴다. AMS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마법의 지팡이가 아니라, 대폭락장에서 내 계좌가 소멸하는 걸 막아주는 '생명 유지 장치'다. 덜 먹더라도 밤에 잠을 편하게 자고 싶은 투자자라면, AMS는 가장 강력하고 객관적인 방패가 될 것이다.